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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를 하지 말고,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언쟁을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에 대한 지혜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빗대어 말한 것이다. 나는 갤럽 강점 진단이 삼국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갤럽의 34개 재능 테마엔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많다. 이에 대한 설명을 계속 읽다 보면 사람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깊은 통찰이 생긴다. 그중에서 오늘 소개할 ‘생각을 많이 하는 테마’들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심사숙고 테마를 가진 사람은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이들에게 인생은 마치 지뢰밭과 같다. 인생은 겉으론 질서정연해 보이지만, 그 아래엔 수많은 위험이 내재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험을 하나씩 조명하고 밝혀낸다. 이들은 미래에 닥쳐올지도 모를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반면에, 미래지향 테마를 가진 사람은 즐거운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한다. 이들에게 미래는 가능성이고 희망이다. 이들은 언제나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한다. 이들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또한 분석 테마를 가진 사람들은 원인과 이유, 근거를 찾기 위해 생각한다. 이들에겐 모든 것이 근거가 있어야 하고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숫자와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이들은 복잡한 현상 속에서 단순함과 패턴,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이들이 생각을 많이 하는 이유는 어떤 현상에 대해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다.


전략 테마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생각한다. 이들은 어떤 일을 추진할 때 하나의 대안이 아니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한다. 그 과정을 통해 복잡하게 보이는 것으로부터 일정한 경향을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의사결정을 하고 난 후에는 끈기 있게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있다. 이들은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효과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추진하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지적사고 테마는 그냥 생각하는 것 자체가 좋아서 생각을 많이 한다. 이들은 생각을 가지고 놀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운다고 한다. 우스개로 이들의 가장 친한 친구는 ‘자기 생각’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들은 생각과 실행이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이들에겐 생각하는 자체가 생산적인 활동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주장한 데카르트가 지적사고 테마의 대표적인 인물이 아닐까 한다.


이들 테마들은 생각을 많이 하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지만, ‘생각을 하는 이유’는 서로 다르다.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한 전략 테마,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미래지향 테마,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심사숙고 테마, 근거를 찾기 위한 분석 테마, 그냥 생각하는 것이 좋은 지적사고 테마 등에서 그들의 서로 다른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이유는 그들의 욕구다. 욕구는 존재의 목적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생각하는 이유를 발견하는 건 존재와 만나는 것으로 연결된다. 재능 테마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다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마음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다양한 마음들을 만나다 보면, 다양함에 대한 인정과 존중의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그런 까닭에 나에겐 재능 테마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다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마음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이다. 그렇게 재능 테마를 공부하면서 나의 내면이 더욱 익어가는 걸 느낀다.


강점 워크숍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차리고(리더의 자기인식),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리더가 될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주로 이렇게 대답한다.
“자신의 재능 테마 보고서를 읽고 또 읽으십시오. 자신의 재능 테마에 대해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자기인식이 분명해지고, 아울러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