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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기술을 배우고 개량하여 더 많은, 더 나은 제품을 더 빨리 만들어 내던 시절에는 질문보다 지시가 오히려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창의와 융합을 통해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창의와 융합의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코칭 리더십 향상, 혁신역량 개발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핵심 성공요인이 바로 리더들의 ‘질문 지능(Question Intelligence)’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60개의 영업팀을 대상으로 4개월간 회의를 녹취하여 분석한 결과, 상위 20개 팀은 질문 대 지시/주장의 비율이 일 대 일(1:1)이었던 반면 하위 20개 팀은 일 대 이십(1:20)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텔이 1969년 일본 고객사로부터 "저장, 논리연산, 제어를 같이 수행할 수 있는 칩을 만들 수 있습니까?"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받고 숱한 시행착오 끝에 범용 CPU를 만들어 1980년대 인텔 제국의 시대를 활짝 열게 된 것도 본질적 질문이 주는 혜택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경영자 코칭을 하다 보면 임원들이 질문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개발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대부분 “질문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라고 토로한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훌륭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다가 막상 임원이 되어 그런 질문을 하려고 하니까 어색한 것이다. 허나 질문 지능은 노력하면 얼마든지 개발시킬 수 있는 후천적 능력이다.


리더들이 질문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리더는 회의나 토론에 앞서 이슈의 내용을 미리 리뷰하며 구성원들의 생각을 자극할 수 있는 질문들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리더 자신도 생각을 정리하고 본질에 집중하는데도 보탬이 된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좋은 질문들을 했는지, 필요 이상의 지시를 했는지를 복기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생각의 그릇을 깊고 넓게 하기 위해 평소 전략적 사고 함양에 남다른 노력을 하는 것이다. 시대 변화를 간파하고 본질을 꿰뚫어 보며 나무보다 숲을 볼 줄 아는 리더가 훌륭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셋째, 맥락적 경청이다. 상대의 의도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주의 깊게 경청하면 적절한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고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


마지막, 질문의 기본기를 익히는 것이다. 태권도 대련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품새를 제대로 익혀야 하듯이 훌륭한 질문을 하려면 질문의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리더들의 질문 스타일을 보면 의외로 열린, 긍정 질문보다 닫힌, 부정 질문들에 익숙해 있다. 5W1H를 활용한 열린 질문, 의욕을 고취시키는 긍정 질문, 큰 그림을 보게 하는 메타 뷰(Meta View) 질문, 창의성을 자극하는 ‘What If’ 질문 등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선 평소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 하며 이는 ‘강도(强度)’보다 ‘빈도(頻度)’가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훌륭한 질문은 혁신의 돌파구이자 창조의 방아쇠(Trigger)이다. 이러한 수준 높은 질문 지능을 갖춘 리더만이 VUCA 시대에 기업과 국가를 도약의 길로 선도할 수 있음을 확신하며 선전을 기대해 본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djyoon5016@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