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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관리에 관한 한, 목표 설정과 평가 프로세스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조직이 아직도 많다. 그래서 성과관리라면 직원에게 상대평가 등급을 부여하는 부담스러운 업무와 거의 동일시된다. 우수 직원에게 차별적인 보상을 하면 성과몰입도가 높아질까? 사실 이런 인센티브는 외적 보상을 중시하는 일부 직원들의 동기만 높일 뿐, 일 자체가 주는 보람과 몰입, 팀워크 같은 내재적 동기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한다. 최근에 책 <도덕 경제학>(Moral Economy, 2020, Samuel Bowles)을 읽었다. 이 책의 부제는 ‘왜 경제적 인센티브는 선한 시민을 대체할 수 없는가’라는 문제적 질문이다. 한마디로 인간 행동의 동기는 보상, 처벌, 규칙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과관리에서 성과코칭으로

평가 위주 시스템에서는 관리자에게 직원 코칭을 하라고 요구조차 하지 않는다. 관리자들이 각종 보고, 기획, 행정업무 등을 하느라 가장 중요한 책무인 직원 코칭을 하지 않는다. 이제는 성과 관리가 아니라 성과 코칭으로 바꾸어야 한다. 성과를 결과적으로 해석하고 평가등급만 매기는 데서 벗어나, 일하는 과정에서 성과향상 방안을 모색하고 직원을 발전시키는 지속 코칭이 필요하다.

성과 코칭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리자를 코치로 준비시키는 것’이다. 관리자의 역할부터 재정의하고, 도구와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갤럽은 성과 코칭의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강점으로 이끌어라> It’s the Manager, 2020, Jim Clifton and Jim Harter).

첫째 기대치 설정이다. 직원과 함께 기대치를 정하는 것이다. 전사 목표를 부서별로 또 개인별로 할당한 목표가 다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할당된 목표에는 헌신이 있기 어렵다. 의미와 목적이 논의되어야 한다. 또 구성원의 성장 목표를 함께 세워야 한다. 관리자와 마주 앉아, 개인적으로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지 함께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출 10% 향상이 수치 목표라면, ‘모르는 고객에게 제안하는 주도적 영업 익숙해지기’ ‘후배의 멘토로 자리잡기’ ‘특정 분야 지식을 축적하여 전문성 높이기’ 등 개별화된 기대치를 함께 설정한다.

둘째는 지속적인 코칭이다. 명확하게 해주고 자신감을 북돋는 코칭은 관리자의 최우선순위 업무다. 성과관리 IT시스템 구축에는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관리자에게 코칭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조직도 많이 봤다. 그 결과 시스템에는 형식적인 기록만 남게 되고, 의미 있는 대화는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어떻게 코칭 대화를 하는지 배운 적도 훈련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성과 코칭은 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없다. 구성원의 일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한 배를 탔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발전하도록 격려해주는 매우 인간적인 교류과정이다. 자기 경험만으로 뻔한 조언을 하는 게 코칭이 아니다. 코칭 없는 성과 시스템은 냉소적인 반응만 따를 뿐이다.

코칭은 얼마나 자주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을 내어 진지한 대화를 해야만 코칭은 아니다. 복도에서 잠깐 상황을 의논하고, 도와줄 것이 없는지 체크하는 짧은 코칭인 퀵 커넥트(Quick Connet)부터, 매 분기 정기적 성과코칭, 연 1~2회의 경력개발 코칭까지 다양한 코칭 방법과 도구를 갖추어야 한다. 직원의 강점을 알아주고, 발전상을 함께 공유하고, 성장 기회를 주는 일이 모두 코칭이다. 그래서 관리자 교육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자의 코칭 교육에 투자해야

셋째는 책임감 갖게 하기다. 코칭은 지시나 조언과 다르다. 직원 스스로가 자신의 성과와 성장에 책임을 지게 한다. 개인 업무만으로 책임이 한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코칭의 포인트다. 본인이 팀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협력에 대한 책임도 있다.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객 가치에 대한 책임도 있다. 즉 개인 성과- 팀에서의 협력- 고객 가치 기여, 이렇게 세 차원의 성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성과 코칭이다.

이렇게 성과관리에서 성과 코칭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직이 가장 먼저 할 일은 관리자 교육부터 혁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사에서 코치로’ 역할을 전환시켜야 한다.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말하자면, 구성원 코칭에 관심도 역량도 없는 사람은 관리자로 승진시켜서는 안 된다. 개별적으로 뛰어난데 관리자 역량이 부족해서 본인도 힘들고 팀을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 사람은 개별적인 보상과 전문가 트렉으로 승진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elenko@kookmin.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