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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상무는 최근 퇴사를 결심한 직원과 수차례 면담을 했지만 직원의 마음을 바꾸지 못했다며 아쉬워하는 한편 답답함을 토로했다. 팀장과 파트장들에게 부하들을 잘 살피고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 보고하라고 강조해왔는데 잘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팀장들은 해당 직원이 사표를 내고 나서야 정확한 상황을 알게 되었고 직원의 마음을 돌리기엔 늦은 상태였다. 그 직원은 사표를 쓰기 전 어떤 형태로든 신호를 보냈을 텐데 어떻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던 것일까? 답은 ‘사회적 감수성’에 있다.


『일등의 습관』의 저자 찰스 두히그는 성과가 탁월한 팀은 사회적 감수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감수성이란 타인의 고통이나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데, 사회적 감수성이 높으면 환경이나 상황의 변화도 민감하게 알아차리게 된다. 다시 말해 사회적 감수성이 높으면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와 조직 구성원들은 어떻게 해야 사회적 감수성을 높일 수 있을까?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려면 자신의 판단을 잠시 유보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판단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판단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나,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단 판단을 유보하고 사안의 전체 맥락을 살피며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른 사람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느낄지를 파악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판단을 신뢰하는 한편, 그것이 언제든지 편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사회적 논의들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 노력할 때 새로운 관점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사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A 상무, 팀장 또는 파트장이 직원들의 표정, 행동이나 말투를 살피며 지금 그가 느낄 수 있는 감정, 의도, 숨어 있는 노력 등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면 사표를 낸 직원이 보낸 신호도 눈치채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수차례의 면담에서 직원이 느꼈을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위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남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 겉으로 드러난 것 외에 이면에 숨어 있는 맥락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사회적 감수성이고 그것이 곧 통찰력이다. 리더의 높은 사회적 감수성은 조직을 통합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ongkim1230@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