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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모든 동물에게 자신을 볼 수 있는 눈을 허락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람도 자신을 볼 수 없다. 그러기에 거울은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 어렸을 때는 선배나 교사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지만, 직장에서 직급이 높아질수록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많은 기업들이 다면 평가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코칭을 시작할 때 리더십 다면 평가 진단 결과를 기초자료로 제공하는 것은 리더의 발전을 위해 거울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미국의 인사조직 컨설팅사 헤이그룹(Hay Group)의 자료에 의하면, 리더의 자기인식 수준이 높은 경우 다면 평가 결과를 수용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즉 평가의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는 리더는 그리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과 타인이 보는 모습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지위와 힘에 따라 대응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헤이르트 호프스테더(Geert Hofstede)의 ‘문화차원 이론(Cultural Dimensions Theory)’에서 기술한 사회문화를 분석하는 요인 중 하나인 권력거리(Power Distance)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분석에 의하면 한국은 권력거리가 매우 큰 그룹에 속한다. 지난 10여 년간 임원 코칭으로 만난 리더들의 다면 평가 결과를 통해 한국의 리더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았다.


첫째 A형 리더: 권력지향형(Authority Driven)

상대의 지위나 힘이 자신보다 높을수록 순응도나 친절도가 달라진다. 즉 상사에겐 고분고분하고 너그러우나 약자에게는 권위적으로 대한다. 이처럼 권력거리가 큰 사람은 상사에게는 인정받을지는 몰라도 팀원들에게는 어려운 리더가 될 수 있다.


둘째 B형 리더: 우직형(Blunt)

상대가 누구든지 힘의 우위와 관계없이 자신의 일관된 태도를 보여 팀원들에게는 신뢰를 받지만, 상사에게는 다소 껄끄러울 수 있는 리더다. 이들은 권력거리가 작아 만나는 사람들을 수평적으로 대하고자 하며 자신의 소신을 일관성 있게 지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정치적 감각(Political Sense)이 부족하거나 상황 대처에 대한 유연성이 경직되어 보일 수도 있다.


셋째 C형 리더: 경쟁형(Competitive)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는 상사나 팀원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지만, 타 부서 동료 그룹에게는 협력적이기 보다 다소 경쟁적으로 비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조직(우리 식구)은 잘 챙기지만 다른 조직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리더이다. 이런 C형 리더는 작은 조직에서는 강점으로 보일 수 있으나, 큰 조직에 속하거나 혹은 더 높은 직책을 맡는다면 이러한 점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는 위의 세 가지 유형이 혼재된 모습으로 조직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는 자신이 인식하기 나름이다. 때로는 평균 이상의 효과나 선택적 지각 등으로 진단 결과를 수용하지 않아 오류 경보(Error Alarm)를 무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리는 자기관찰(Self-Observation)과 자신이 취할 방향을 설정하는 자기 기억(Self-Remembering)을 통해 균형감각을 인지한다면 상황에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wcc509@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