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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 되면 교수 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2023년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견리망의란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라는 뜻으로, 논어 헌문 편에 등장하는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를 비튼 견리망의가 세상에 퍼지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집단이 이로움만 추구하다 보니 세상은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고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방면 리더들의 비전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코칭을 하다 보면 많은 경영자들이 성과에만 집착하다가 조직 운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과거에 해오던 관행에 따라 일을 하는 것도 종종 보게 된다. 문제는 사람인데 사람과 소통하며 자원과 권한이라는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다 보니 조직은 침체되고 성과 창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조직 몰입도 글로벌 평균이 23%, 미국이 34%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조직 몰입도는 12%에 불과하다. 이때 떠올릴 것은 “조직은 리더의 거울”이라는 말이다. 리더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분위기와 성과가 결정된다.


따라서 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떤 리더이고, 어떤 리더가 되고자 하는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원칙에 따라 사업과 조직을 운영할 것인가?” 경영자에게 성과는 물론 중요하다. 다만 그 성과를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려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더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의로움을 추구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고객, 구성원, 주주, 협력업체라는 한정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일반 국민과 인류까지, 더 범위를 확장하면 미래 세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경영자로서 성과보다 이들의 이해를 더 챙기라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려면 이들 모두와 함께 윈윈하는 제3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이로움보다 의로운 리더십을 추구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것은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비단 조직의 리더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사회를 바꾸는 힘과 책임은 리더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이로움보다 의로움을 찾을 때 비로소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 2024년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이로움보다는 의로움을 추구하는 전환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bhkim1047@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