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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습관이다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면 연애할 때 생각처럼 끝내주게 행복할까? 배우자와 사별하면 정말 엄청 불행하기만 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부자가 되면 가난한 시절에 상상했던 것처럼  충만감과 행복감을 느낄까?

2년 전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코치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흥미 있는 발표를 들었다. 연사는 프랑스 출신의 승려 마띠유 리까르로, 달라이 라마 밑에서 오랜 수련을 한 행복론의 전문가였다. 그는 붉은 색 승복을 입고 차분히 앉아서 인간의 행복에 대해 말했는데, 승복과는 어울리지 않게 각종 통계조사와 뇌파 실험 등의 과학적인 데이터들을 근거로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바라는 어떤 외적 조건이 충족되면 인간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행복은 우리 내면의 마음 작동 방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결혼 직전에 상승하기 시작한 행복 곡선은 보통 결혼 4년 후에는 결혼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미국인들의 평균소득은 최근 5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행복감 지수는 늘 일정한 수준을 가리킨다. 배우자와 사별하면 물론 엄청 불행하게 느낀다. 일생 동안 가장 스트레스 높은 사건이 배우자 사별이다! 하지만 역시 3,4년이 지나면? 원래 자신이 느끼던 행복감의 수준을 거의 다 회복한다. 물론 평균적인 수치지만.

결론은 무엇인가? 행복도 습관이라는 것, 즉 인생에서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감을 잘 느끼는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다.    

이 발표는 마틴 셀리그먼의 책 <긍정 심리학(Authentic Happiness)>에서 주장하는 바를 정확히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1930년대에 종신서원을 한 수녀님 180명에 대한 연구조사를 보자. 수녀님들의 생활을 상상해 보자. 그들간에는 소득 격차나 문화생활의 차이가 크지 않다. 모두 술 담배를 안 하며, 성생활, 임신 출산의 경험이 없는 이른 바 사회경제적 요인이 통제된, 동질적인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건강과 장수에 가장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온 요인은, ‘얼마나 자주 긍정적인 정서를 표현했느냐였다. 종신서원을 할 당시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와 이후 50년간의 일기를 검토한 결과 심리학자들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평소에 기쁨과 행복감, 기대 등을 자주 표현한 수녀님들은 90% 85세까지 건강하게 산 반면, 즐거운 정서가 없이 무미건조하게 살았던 수녀님들은 34%만이 85세까지 살았다.

 

행복도 습관이라는 것. 근육도 자주 쓰면 발달하고 안 쓰면 퇴화하는 것처럼 행복을 자주 표현하는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근심 속에 사는 사람은 걱정거리가 삶의 동력이기라도 한 것처럼, 한 가지 걱정이 없어지면 다음 걱정거리를 찾아 나선다. 나 역시 코치로서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낙관성, 즐기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늘 느낀다. 많은 것을 성취했고, 엄청 열심히 살며, 가족과 조직을 위해 헌신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끊임 없이 내면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면 다음 목표로 달려가느라, 머물러 행복을 느낄 새도 없다. 우리가 코치로서 혹은 부모로서 상대방이 행복하게 살길 원한다면, 좋은 성적, 뛰어난 성과를 향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법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작은 기쁨에도 탄성을 지르는 행복감, 실패나 실수도 있을 수 있다는 관용, 좋은 일에 흠뻑 축하해주는 충족감, 부모와 리더들이 이런 감정을 함께 나누는 것이 행복을 느끼는 능력을 길러주는 채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