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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가져오는 습관이 있다면

 

성공한 사업가의 얘기다. 어렸을 적에 할머니가 매일 새벽에 마당에 물을 떠놓고 빌었다는데, 특이한 것은 동네 사람들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그들이 잘되도록 모두 축원한 다음에야, 맨 나중에 자기 손자를 위해 빌었다는 것이다. 비는 내용도 특이했다. 손자가 성공하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 눈에 꽃으로 보이게 해달라고 빌었다는 것이다.

참 지혜로운 분이 아닌가? 주위 사람들은 안 되고 나 혼자만 잘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복이 없는 것인지 아시는 게다. 또한 누군가가 잘 되는 것은 꼭 본인이 잘 나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잘 보아주는 덕분이라는 것이 아닌가. 인생의 이치를 깨친 지혜가 느껴진다고 할밖에.

극성스러울 정도로 자기 애만 끼고 도는 요즘 문화를 보면 이 할머니가 나타나서 한 마디 퍽 던져주면 좋겠다. 혼자만 잘 되면 무슨 재미냐고. 누구나 더불어 사는 것이고, 그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것이건만, 우리는 자기를 내세우느라 남들은 잊어버린다. 제 잘난 덕에 출세하는 걸로만 생각한다.

늘 유쾌해 보이는 CEO가 있다. 자칭 운이 좋은 사나이. 운이 좋아서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고, 사업도 잘 된다고 말한다. 자기 능력을 자랑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재미로 치는 고스톱에서도 내 손은 재수가 좋은 손이라 돈을 딴다고 해서, 미소와 함께 꼭 그 손을 한 번 만져보게 만든다.

CEO의 지인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저 사람이 운이 좋은 이유가 뭔지 아세요? 한 번은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어요. 보통 홀인원을 하면 함께 라운딩하던 사람들에게 크게 한 턱 내야 재수가 좋다고 하는데, 저 이는 앞 뒤 팀에서 운동하던 모든 사람에게 다 선물을 돌렸답니다. 명분만 있으면 주위에 최대한 베푸는 게 저 사람의 습관이거든요. 그러니까 주위에서 다 저 사람이 잘 되길 바라지요.”

물론 경제적 여유도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었겠지. 하지만 나는 안다. 여유가 있다고 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지인은 이렇게 덧붙인다. “명절 때 고향 노인 모두에게 용돈을 드릴 정도로 잘 대접하고, 필요한 곳에 기부를 많이 하고,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많이 베풀지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저 이가 성공하길 바라는 거예요. 운이 별겁니까? 그런 기운들이 모이면 잘 될 수밖에 없잖아요?”

모든 사람이 행운을 기원하는 새해 아침에, 요행이 아니라 틀림 없이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습관이 있다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베푸는 습관이 그것 아닐까? 나부터 마음을 넓혀 타인의 처지를 헤아리고 베푸는 한 해를 만들기로 다짐해 본다. 아이들이 통 크게 자라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이웃을 축원하는 본을 보여야 하고, 서로 돕는 조직문화를 만들려면 리더가 먼저 베풀기에 나설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