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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Coaching Letter From CMI
 
   
는 정치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늘 대접을 받으려 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 하고, 뭔가 말을 해도 믿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솔직함이 결여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다 어느 정치인을 만났는데 그는 달랐다. 무슨 얘기 끝에 그가 이렇게 말했다. “전 솔직히 다른 욕심은 없는데 명예욕이 강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습니다.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명예욕 때문입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그 순간 확 그 사람에게 끌렸다. 자신에게 그런 욕구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사람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 그 동안 내가 본 정치인들은 대부분 자신은 정말 정치에 뜻이 없는데, 국회의원을 하고 싶지 않는데 하도 많은 국민들이 원하기 때문에 나왔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국민을 팔았다. 난 정말 묻고 싶었다. 당신이 말하는 국민은 누구인지? 혹시 자신을 두고 국민이라고 하는 건 아닌지? 대부분은 자기 욕구를 국민의 이름으로 포장한 것이다. 나도 알고 너도 알고 하늘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니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걸핏하면 신(神)을 파는 사람도 비슷한 케이스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신의 뜻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신이 응답을 했기 때문에 자신은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때마다 난 그에게 묻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정말 그 신을 보았는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신을 빌어 얘기하는 것은 아닌지, 혹시 그 신이 자신을 말하는 건 아닌지?” 자신을 인간이 아닌 신과 같은 위치에 놓는 것은 대단한 폭력이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인간이 신의 행세를 하면서 엄숙하고 경건하게 입을 한 일자로 굳게 다물고 말하면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신이 자기 기도에 응했다고 하면서 밀어 부치면 정말 대책이 없다. 협상 불가능이다. 높은 사람이 직책에 더해 신까지 팔게 되면 아랫사람들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다. 망하는 결정인 줄 뻔히 알면서도 상사가 말하는 신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욕구를 국민이나 신의 이름으로 파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 절대 상대는 모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데 과연 그럴까? 절대 그렇지 않다. 사랑과 미움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속으론 저 사람을 미워하지만 겉으로 사랑하는 척 하면 상대가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한 두 사람 속을 수는 있다. 하루 이틀은 속아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오랫동안 속이는 것을 절대 불가능하다. 난 대부분 사람들이 그 정도 눈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솔직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는 것이다. 

특히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솔직할 필요가 있다. 솔직함은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른 것 보다 자기 약점에 솔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정도 위치에 오른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이 똑똑하다는 건 천하가 다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똑똑한 사실을 드러내고 자신의 약점을 숨기면서 사람을 무시하는 것은 최악이다.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격이다. 강자는 약점을 드러낼 때 더 강해질 수 있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저 사람에게도 저런 약점이 있구나 하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도 있다. 대통령은 최고의 자리이다. 지존이다. 강하고 똑똑한 사람이다. 매일 엄숙하게 국민들 상대로 훈계를 하는 것은 지루하다. 별로 호소력이 없다. 난 대신 약점을 드러내길 권한다. 만약 대통령이 “제가 좀 까칠하잖아요? 태생적으로 그런 면이 있어요. 또 성장과정에서 일도 많이 겪다 보니 더 까칠해졌답니다. 맘에 안 드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레이저를 쏜답니다. 그래서 스탭들이 많이 힘들어해요. 근데 어쩌겠어요? 호호”라고 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지율이 엄청나게 올라갈 것이다. 그게 솔직함의 힘이다. 

열등감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는가? 바로 드러내는 것이다. 드러내면 사라진다. 반대로 열등감을 평생 갖고 사는 방법은 이를 감추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다. 뭔가 잘못을 했는가? 바로 사과하면 된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면 된다. 이미 드러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아무나 솔직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강한 자만이 솔직할 수 있다. 약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강해야 한다. 멘탈이 강해야 한다. 강한 사람만이 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솔직하지 못한가? 아직 약하다는 반증이다. 더 강해져야 한다. 솔직하면 강해질 수 있고, 강해지면 솔직해질 수 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kthan@assist.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