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Hans Coaching Letter From CMI
 
   
은 글은 군더더기가 없다. 훌륭한 운동 선수의 동작 역시 깔끔하다.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명연설은 짧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설인 에브러험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말 잘하는 사람들도 복잡하게 중언부언하지 않는다. 핵심을 인상적으로 전달하는 데 깊은 공감을 얻는다. 한 번은 방송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인종차별에 대한 그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는 데 대해서 하는 말이었다. 그는 “어렸을 적 외할머니는 길에서 흑인을 만나면 움찔하면서 어린 저를 보호하려고 감싸셨죠. 저는 할머니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도 그런 의식에서 자유롭지 않으셨어요. 우리는 모두 그런 이들의 자손입니다.” 정확한 표현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짧은 스토리에 불과했지만, 정말 공감을 느꼈고, 그가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를 실감했다. 

개성을 드러내는 연설을 하거나 즐거운 대화 파트너가 되는 데 말을 잘하는 게 필수다. 토크쇼의 황제 래리 킹은 ‘말을 못하는 사람은 연습을 통해 잘 할 수 있고, 잘하는 사람은 연습을 통해 더 잘할 수 있다’고 연습을 강조한다. 계속 말해보고 또 말해 보라는 거다. 자기 말을 녹음해서 들어보면 무엇을 고쳐야 할지 금방 알게 된다. 군더더기 말, 주술 관계가 맞지 않는 말, 습관적으로 쓰는 의미 없는 말 등.. 말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이런 것만 줄여도 말은 많이 매끄러워진다. 오래 전 풋내기 강사 시절에 내가 강의하는 장면을 녹화해서 본 적이 있는데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목소리는 이상하고 말은 버벅대었으며, 표정도 제스처도 어색 그 자체였다. 얼른 꺼버리고 싶었지만 계속 플레이되는 화면을 노려보면서 동료들의 살벌한 피드백을 들어야 했다. 

좋은 대화 상대가 되려면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보이고 자신을 개방해야 한다.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는 전문가다. 들을 가치가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상대가 기분 좋게 얘기할 수 있게 질문을 활용하라. 상대가 자유롭게 기분 좋게 대답할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해보라. 사람들은 질문하고 경청하면 자신이 더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고, 자신이 하는 얘기가 더 가치있게 느껴져서 신이 나게 된다. 그렇다고 상대방 얘기만 듣는 것도 일방이다. 그들도 우리가 솔직해지길 바란다. 지나온 길은 어떠하며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말하고 나누는 것이 대화의 기브 앤 테이크다. 대화에서 솔직함은 최고의 무기다. 현재 하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처해 있는 딜레마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게 오히려 더 공감을 얻는다. 가면을 쓴 것 같이 뻔한 정답만 얘기하는 사람과 둘이 앉아서 저녁식사를 하는 것처럼 지루한 일도 없다. 혹시 새로운 사람과 얘기하는 것이 수줍어서 솔직한 얘기가 어렵다면, 상대도 나만큼 수줍어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유머는 좋지만 억지로 하면 효과가 없다. 유머를 하려면 절대 이런 말로 시작해선 안 된다고 한다. “제가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혹은 “얼마 전 정말 웃기는 얘기를 들었는데요”라는 말이다. 이런 말은 너무 의도적이라 대화의 흐름을 끊고, 듣는 사람의 기대만 높였다가 실망시킨다. 유머의 핵심은 타이밍과 맥락이기 때문에,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말하기는 중요하다. 정말 중요하고 일과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 의식해보고 개선할 일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helenko@kookmin.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