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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Coaching Letter From CMI
 
   
들은 징징거리는 게 일이다. 원하는 걸 사 주지 않는다고, 형아가 자기 장난감을 빼앗았다고, 밖에 나가고 싶다고 징징거린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갖고 싶을 때 할 줄 아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징징거리는 횟수가 줄어든다. 그런 의미에서 징징거리는 횟수와 성숙도는 반비례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노인이 되어서도 징징거리는 사람이 있다. 오히려 횟수가 늘어나는 사람도 있다. 미성숙하다는 징표다. 왜 이들은 징징거릴까?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에게 세상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난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안경을 썼다. 그전까지 내 눈을 의심하지 않았다. 대신 선생님이 칠판글씨를 흐리게 쓴다고 불평했다. 미성숙한 사람은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위로하고 자신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남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에 대한 생각만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를 늘 얘기한다. 주변 사람들은 자신에게 공감하고 위로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처지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상처 받았다는 사람으로 차고 넘친다. 무슨 상처를 그렇게 많이 받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근데 희한한 것은 상처를 준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상처 준 사람은 없는데 상처 받은 사람만이 있다니 왜 그럴까?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입장에서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그런 것은 문제이다. 난 강사 중 김창옥씨를 좋아한다. 그는 강의에서 자주 아버지 엄마 얘기를 한다. 엄마가 아버지를 늘 “인간, 저 인간”으로 불렀단다. 그만큼 사이가 나빴던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 이름이 저 인간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포복절도를 한다. 난 그의 솔직함이 좋다. 자기 상처를 잘 승화시켜 좋은 강연 소재로 사용하는 것도 맘에 든다. 나 역시 사이가 나쁜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학교 다닐 때는 그게 정말 싫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것도 나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조직의 소통이나 리더십에 대한 강연하는 직업을 갖게 된 데는 그런 것도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상처도 잘 하면 훈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난 이런 것이 성숙이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싸우는 부모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은 충분히 젊었고 사는 것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둘 사이의 문제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에 그것이 자식들에게 줄 영향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이혼하지 않고 나를 이만큼 키워 준 것에 늘 감사한다. 

성숙이란 무엇일까? 성숙이란 자기 입장에서 벗어나 상대 입장에서 자신을 볼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을 향해 징징대는 것에서 벗어나 이만큼 살게 해 준 세상에 대해 감사를 하는 것 아닐까? “어른이 된다는 건 상처 받았다는 입장에서 상처 주었다는 입장으로 가는 것, 상처 준 걸 알아챌 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말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kthan@assist.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