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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발견

감정의 발견
[저자] 마크 브래킷(Marc Brackett Ph.D.)
[출판] 북라이프
[발매] 2020.09.02.

 


북리뷰 작성자 : 이한주



오래된 컴퓨터 파일들을 정리하다 아이들 어릴 적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마당에서 비디오를 찍고 있는데 갑자기 담 밖에서 세 살 딸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뛰어나가 보니 아이가 길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었다. 나는 “왜?” “일어나!” “아빠 손 잡아!”라고 연속해서 말했지만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울었다. 내가 쪼그리고 앉아 “하연이 아파? 어디 아파?”라고 했더니 그제야 나를 바라보고 울음을 멈추었다. 아파 우는 아이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원인분석(왜?), 조언(일어나!), 실제적인 도움(아빠 손 잡아!)이 아니라 자기의 감정, 아픔을 알아주는 것이었다.

전문 코치라는 직업 특성상 처음 만나는 고객과 단시간에 빨리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외향적이지도 않고 사교성도 부족한 내가 낯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비결이 있다면 감정에 집중하는 거다. 감정적인 접촉은 두 사람 사이 거리를 좁히고 상대를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감정 안에는 많은 정보가 있다.

‘감정의 발견’의 저자 마크 브래킷 교수는 예일대 감성 지능 센터장으로 감정의 가치와 감정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기술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감정 관리가 서툰 부모 때문에 지독하게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았다. 비만에다 성적은 바닥이고 왕따를 당하는 외톨이었다. 불행에 익숙해질 무렵 저자는 마빈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된다. “마크, 기분이 어때?” 그 한 마디에 끔찍한 경험과 감정들이 쏟아져 나왔고, 마빈 삼촌은 마음을 열고 공감하며 귀를 기울여주었다. 마빈 삼촌은 저자에게 마음껏 감정을 표현할 자유를 선물했다. 이후 감정 표현 문제는 저자의 열정의 원천이자 평생의 과업이 되었다.

다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감정을 건강하게 다룰 때 학습 능력이 높아지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관계, 건강, 성과 등이 좋아진다. 저자는 감정을 잘 다루는 기술, 즉 감성 능력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R.U.L.E.R.로 정리했다.


첫 번째, 감정 인식하기(Recognizing). 자기 생각, 에너지, 신체의 변화나 타인의 표정, 몸짓, 목소리의 변화를 알아차려 어떤 감정이 생겨났음을 안다.

두 번째, 감정 이해하기(Understanding). 감정의 원인을 파악하고 감정이 생각과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는다.

세 번째, 감정에 이름 붙이기(Labeling). 감정적 경험을 잘 설명하는 정확한 용어를 찾는다.

네 번째, 감정 표현하기(Expressing). 현재 상황, 주위 사람들, 전체 맥락에 맞춰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다섯 번째, 감정 조절하기(Regulating). 개인적, 직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정 반응을 관찰하고 통제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정한다.


감정은 정보(information)다. 정보를 은폐하거나 무시하면 관계는 왜곡되고, 삶은 소외된다. 반대로 우리가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민감하게 귀를 기울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감정 표현이 어려워서 속으로 앓고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더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싶은 사람, 조직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높은 성과를 거두고 싶은 사람, 남을 잘 돕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새해에 우리 모두가 감성 능력을 잘 발휘하여 개인적인 자유, 친밀한 관계와 풍성한 삶의 열매를 거두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