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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원고(120510일자조선비즈

 

자기 사람 확실하게 챙기는 거래적 리더십

 

고현숙 코칭경영원 대표 (helenko@coachingi.com)

 

팀장은 자기 사람을 확실히 챙기는 스타일이다일단 자기 사람이다 싶으면 자주 대화하고 중요한 업무를 맡기며인사 철에는 은근히 힘을 쓰기도 한다휘하 직원들은 A 팀장에게 충성을 다하고밖에서 봐도 팀의 단합도가 높다업무 성과도 나오는 것 같고 직원들이 팀장이 관여한 프로젝트는 목숨 걸고 하기 때문에 리더십이 있어 보인다그 뿐 아니다경조사 등 개인적인 일을 빠짐 없이 챙기며 상호 부조가 확실해서 조직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반면 A 팀장은 맘에 들지 않는 직원에겐 정반대로 대한다경력 사원이 와도 이런 저런 시험기를 거쳐 자기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확실히 아웃시킨다이렇게 그룹에서 제외되면 조직 생활이 팍팍해진다공식적으로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지 못하면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되고 승진 등 성장기회는 멀어진다그러니 직원들이 그의 눈치를 슬슬 보면서 줄을 선다.

팀장은 상사에게 견마지로를 다한다임원의 사적인 애로사항도 A 팀장에게 부탁하면 잘 해결해낸다자녀 유학에 필요한 일 처리부인이 쓸 PC 구매 설치 등도 슬쩍 힌트만 주었는데도, A팀장이 팀원들을 동원해서 처리한다입맛에 맞게 일 처리를 해내며 직원들에게도 영향력이 있는 그를 상사도 무시하지 못한다.

A팀장의 리더십이 전형적인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다거래적 리더십이란 본질적으로 리더십도 기브 앤 테이크가 분명한 거래로 본다보스에게 충성을 바치면 조직원의 뒤를 확실히 봐주는 거래의 기본 룰은 조폭 조직에만 있는 게 아니다정치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선거 후보자들이 지역개발 같은 공약을 내걸고 표를 얻는 행위는 어떤가이익을 가져다 주겠다는 약속에 주민들이 표를 준다면 일종의 거래를 하는 것이다국회의원들이 볼썽 사나운 몸싸움을 벌이는 진짜 이유는 다음 공천을 좌우할 계파 보스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그렇다면 이것도 거래적 리더십이다.

거래적 리더십에서는 리더와의 관계의 질에 따라 관계가 좋은 인그룹(In group)과 관계가 먼 아웃 그룹(Out group)으로 나뉜다실증연구는 인그룹 사람들이 업무만족도와 업무몰입도가 높고 시키지 않은 일도 자발적으로 하는 조직시민행동도 높다는 걸 보여준다그럼 인그룹이 되는 요인은 무엇일까지연학연 같은 인연고성과자공통된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 중역을 코칭할 때다일부 직원들이 다가오지 않고 마치 위성처럼 늘 빙빙 돌기만 하는 느낌이라고 한다그들을 어찌해야 할지 해결책을 찾기 전에 먼저 그들은 왜 위성이 된 것일까를 살펴보기로 하고부하직원들에 대한 다면 인터뷰를 진행했다그 결과 이 중역은 사람에 대한 판단이 매우 빠르고 한번 내린 판단을 잘 바꾸지 않는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었다카리스마 넘치는 중역에게서 질책을 당한 팀장들은 찍혔다고 인식하고 사기가 저하되어 있었다중역은 내가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하다 보니…” 라고 말끝을 흐렸다비록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분명히 조직에는 중역에게 인정받은 그룹과 인정받지 못한 그룹으로 보이지 않는 금이 그어져 있었다위성으로 돌던 그 그룹이 바로 아웃그룹이었던 것이다.

이 후 코칭에서는 이 직원들을 어찌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결에 앞서서본인은 어떤 리더가 되길 원하는가?’ ‘리더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가?’를 먼저 깊이 토의하면서 정립하였다그런 다음믿음이 가는 몇몇 직원들에게만 일을 몰아주는 행태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화하면서 아웃그룹 직원들을 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게 되었다중역이 개방적으로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기꺼이 직원들의 시각을 수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래적 리더십이 꼭 나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기대사항을 분명히 하고 동기부여를 시키는 데 매우 유용하기도 하다다만 교환이라는 관계 속성 때문에 일방이 그걸 포기해버리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거래적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며 등장한 개념이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인데이는 구성원들의 의식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려 그들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이다우리 역사에도 사람들의 의식을 크게 변화시킨 위대한 리더들이 있는데 이들이 변혁적 리더라 할 수 있다조직에서도 사명과 목적을 중시하고 가치를 공유하려고 애쓰는 이유는 조직원들과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변혁적 리더십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내가 변혁적 리더인지 알고 싶다면 간단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면 된다. “사람들이 나와 함께 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여기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는 변혁적 리더이다.

 

[Box 원고]

거래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의 정도를 알아보는 설문 중 대표적인 문항들을 소개한다지면한계상 완전한 설문이 아닌 일부 문항이지만스스로 체크해보면서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A.    거래적 리더십리더의 자기 평가

1.     나는 내 지위에 주어진 권한에 관계없이 부하직원이 직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내 권한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2.     나는 부하직원이 정말로 필요로 한다면 내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그를 곤경에서 기꺼이 구해준다.

3.     나는 부하직원의 문제와 요구를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4.     나는 부하직원의 잠재력을 안다고 생각한다.

5.     나는 부하직원이 그렇게 해달라고 하지 않더라도 그의 결정을 옹호하고 정당화할 만큼 부하직원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

6.     나는 부하직원이 나와 함께 어디에 서 있는지 알도록 한다.

 

B.     변혁적 리더십리더의 자기 평가

1.     나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몇마디 짧은 말로 명확하게 표현한다.

2.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낡은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할 수 있다.

3.     나는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개발해가도록 돕는다.

4.     다른 사람들은 나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

5.     다른 사람들은 나와 함께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6.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찾도록 돕는다.

7.     나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이전에 전혀 의문을 갖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도록 만든다.

8.     나는 소외 당하고 있는 듯한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보인다.

9.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요구한다.

 

-측정 설문 출처백기복, 2005, 리더십 리뷰창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