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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책보단 동기부여.. 직원 역량 키우려면 코칭하라 (조선경제 2012년 8월 6일)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직원을 키워주는 코칭(coaching)이다. 코칭을 잘해주면 직원들이 동기부여돼 신나게 일하지만, 반대로 질책을 일삼으면 직원들은 수동적인 사람이 된다. 상사가 '부하직원은 나보다 못한 존재' 라는 사고를 갖고 한수 가르쳐 주겠다는 자세로 훈계할 경우 역설적이지만 진정한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코칭의 세계적 대가인 존 휘트모어 PCI(Performance Consultants International) 회장은 코칭의 핵심을 '의식(awareness)과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즉 깊게 생각하도록 해 어떤 사안에 대해 통찰과 의식을 갖게 하고, 스스로 해법을 찾아내어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게 코칭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조언하면 직원들의 의식은 개발되지 않고, 책임은 지시를 한 상사에게 있을 뿐 직원은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직원 역량 키우려면 질책보단 코칭을 해야
한 직원이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었다. 상사인 A팀장은 직원에게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지시했지만 프레젠테이션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초점이 불분명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중언부언하다가 끝났다. A팀장은 화가 나서 곧바로 질책을 시작했다.
"도대체 이 프로젝트 왜 해야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목적을 강조하라고 했는데 그걸 제대로 못했잖아. 그리고 자신감있게 확실히 말해야지, 앞에 나와서 더듬거리면 어떡하나! 질문에도 초점을 못맞추고!"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만 하면 뭐하나, 노력을 해야지!"
이렇게 질책과 훈계로 이어지는 대화가 반복되면 직원은 잔뜩 주눅이 들어 자신감을 잃게 된다. 아예 프레젠테이션을 두려워하고 회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때가 바로 코칭이 필요한 순간이다. 상사가 코치 역할을 해주면 실패도 성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코칭을 아는 B팀장은 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대응한다.
"프레젠테이션하느라 수고 많았네, 느낌이 어떤가?"
"많이 떨렸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그랬군, 앞으로 떨지않고 발표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발표 연습도 더 해야 할 것 같고요, 잘하는 사람들의 참고할 점을 찾아보겠습니다"
"자네가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이 되려면 어떤 점을 개선하고 싶나?"
이렇게 직원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눈높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묻기 시작하면 직원은 그것을 자신의 이슈로 느끼게 된다. 직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을 경청하며, 거기에 아이디어를 더해주는 게 바로 코칭이다.
이렇게 대화를 하면 직원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개선할지가 마음에 잡히고 해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코칭에서 질문을 중시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생각해낼 때 더 큰 동기를 갖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결함'보다 '잠재력'을 우선시해야
미국의 화장품 회사 메리케이의 에쉬 회장은 "상사가 아무리 훌륭하고 면밀한 계획을 제시하더라도 부하직원에게는 그저 하나의 지시일 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직원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여하게 되면 그 일은 직원의 사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하 직원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때 질책하고 훈계하면 상사는 속이 시원하고 자신이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 처럼 느끼는데, 이는 심리적으로 자신의 에고(자아)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머리는 끄덕이면서도 속으로 '내가 지금 그거 몰라서 이러고 있는게 아니야. 내 경우는 달라' 하는 식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상사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직원에게서 이끌어내는 코칭은 때로 답답하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지지만 직원의 에고를 충족해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상사의 어젠다가 아닌 직원의 아젠다로 만들어줄 수 있다.
코칭을 잘하려면 문제를 해결해 주려는 성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호기심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객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친절하라"고만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단골고객을 늘릴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면서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도록 격려해야 한다. 실적이 낮은 영업사원에게 "고객 방문은 왜 자주 하지 않느냐?"고 질책만 하지 말고, "영업 성과를 높이려면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한가?", "지난 분기와 무엇을 다르게 해보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져 스스로 해법을 생각하도록 이끌어내야 한다. 물론 한번의 질문으로 문제가 다 풀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더가 끈기있게 코칭을 하면 조직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코칭은 상대방을 '무언가 결함이 있는' 존재가 아닌 잠재력이 풍부한 인간으로 보는 데서 출발한다. 완전한 인간으로 대접받을 대 사람들은 밑바닥에 있는 진짜 동기를 가동하는 법이다. 그래서 일본의 코칭 대가 에노모토 히데다케는 "누구나 잠재력을 갖고 있고, 필요한 해답은 그 사람 내부에 있으며, 그 해답을 이끌어 내는 데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코칭의 철학을 주장한다.

 

코칭의 효과적인 대화 기법
누군가를 코칭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대화 기법이 필요하다.
첫째, 인정기법이다. 이는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하는 데서 출발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가장 큰 동기 요소이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장점, 가치관 등을 잘 관찰하고 인정해주면 개선과 성장의 동기를 갖게 된다. 마음의 문을 열기 때문이다. 설령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대방이 잘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인정해줄 수 있다. 하지만 거짓칭찬은 금물이다. 상대방을 완전한 인간으로 대하고 진정으로 공감하는 데서 인정은 출발한다.
둘째는 경청 기법이다. 일방적으로 판단하거나 추측하지 말고 참을성 있게 들어야 한다. 듣는다는 것은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성해낼 수 있도록 여유를 주는 적극적인 일이다. 상대방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말 속에 들어있는 욕구와 의도, 감정까지 헤아리면서 깊이있게 들어준다.
셋째 열린 질문 기법이다. "문제없겠나?"같은 질문은 대답이 '예' 또는 '아니오'로 나오게 되는 닫힌 질문이다. 반면 "어떤 점을 더 고려해야 할까?"같은 질문은 상대방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다양한 의견을 말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열린 질문이다. '어떻게', '무엇' 등의 의문사로 시작된다. 유도 질문이나 책망성 질문이 아니라, 호기심을 가지고 상대방의 인식 수준과 통찰을 이끌어내는 열린 질문을 하라. 

넷째 피드백 기법이다. 잘한 것과 부족한 것, 개선된 것에 대해 중립적으로 피드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건 책망이나 비판이 아니라, 마치 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고 말해주는 것처럼 객관적이며 중립적이다. 사람들은 주관적인 착각에 잘 빠지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서는 누군가의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 직원들이 존경하는 상사는 무조건 잘해주는 상사가 아니라,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상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