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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기 보단 자상한 조언...피드백이 조직 경쟁력 키워 (조선경제 2012년 9월 20일)


한국의 상사(上司)들은 피드백에 약하다. 스스로도 과거에 상사로부터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 데다가, 바빠서 직원들에게 피드백 해줄 시간을 내지 못한다. 벌컥 화를 내며 질책하는 일은 많은데, 왜 차분하게 피드백 하지 못하는 걸까? 평소에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해주는 게 어려워서 회피하고 참다가 터져 나오는 게 화(火)다. 피드백이 왜 필요하며,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피드백을 할 수 있을까?

 

피드백 없는 조직은 스코어 모르고 경기하는 팀과 다름없다.

피드백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 결과가 나왔을때, 그 결과가 다시 원인에 작용해서 다음의 결과를 조절하는 자동 조절 기능을 뜻한다. 게임을 할 때 스코어를 알아야 최종 목표인 승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피드백이 없다는 건 스코어를 모르면서 경기를 하는 것과 같다. 조직에서도 피드백이 없으면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상사가 내 업무 결과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자신에게 관대한 나르시시스트들이다. 조직 행동 관련 저서 스위치를 쓴 히스 형제에 따르면, 자신이 평균 이상의 연구 실적을 낸다고 생각하는 대학교수는 94%에 달하고, 자기 리더십이 평균 이하라고 생각하는 고등학생은 2%에 불과하며, 대인 관계 역량이 상위 1%에 속한다고 믿는 사람은 25%에 달한다. 이렇게 긍정적인 착각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피드백이 필수다.

 

문제 직원에 대한 피드백은 이 사이에 고춧가루 끼었다고 말해주는 것과 같다.
인사 고과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아 승진에서 누락된 직원이 있었다. 다면 평가에서 그의 팀워크 점수는 최하점이었다. 일할 때 늘 인상을 쓰고 신경질적인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는 그는 부서 내에서나 협력 부서에서나 까칠남.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으로 찍혀 있었다. 팀 회식이나 워크숍에도 자주 빠져서 안와도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상사는 그와 피드백 면담을 하면서 사람들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신은 맡은 업무를 열심히 다했고, 업무 외적인 자리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건 개인 사정이라는 얘기였다. 상사는 사람들이 그와 일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피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해주면서 어떤 이유가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뜻밖의 사정을 말했다.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면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통증이 심각해서 점심시간이고 저녁시간이고 몸에 좋다는 일종의 운동을 하느라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늘 사람들을 신경질적으로 대한 것이다. 그는 "아무도 그런 솔직한 피드백을 안해주었는데, 늦었지만 알게 된 게 다행"이라면서 좀 더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 사람들을 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피드백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바로 그다음 주부터 팀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그를 자주 볼 수 있었고 그의 얼굴 표정도 훨씬 밝어졌다. 이럴 때 피드백은 마치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고 말해주는 것과 같다. 피드백을 받으면 즉시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직원들을 잘 관찰해야 성공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다.
물론 피드백은 문제가 있을 때만 하는게 아니다. 잘한것, 개선된 것도 피드백을 해주어야 한다. 어느 대기업 중역의 코칭을 맡아서 부하 직원들을 인터뷰했더니 그는 직원들로부터 크게 존경받고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피드백을 잘해주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잘하든 부족하든 자신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솔직하게 조언해준다고 상당한 신뢰를 보내고 있었다. 이러한 신뢰는 직원이 업무 보고나 회의시간에 발표하고 토론하는 것을 지켜본 후 개별적으로 짧게라고 피드백을 준 행동의 결과였다. "회계 부분에 대한 분석이 날카로워졌어, 재무 업무 능력이 크게 성장한 것 같네." "솔직히 자네 말투는 전문성이 부족해 보이네, 어떻게 보완하면 좋겠나?"
이렇게 피드백을 해주려면 평소 부하 직원들을 잘 관찰해야 한다. 일의 결과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직원들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방식을 관찰해야 한다. 영업 직원의 실적을 개선하고 싶다면, 실적을 높이라고 압박만 가한다고 성과가 나아지지 않는다. 직원의 시긴관리 습관이나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 활동 습관, 상품에 대한 지식수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실적은 결과일 뿐이다. 일하는 방식에 대한 피드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이 없어 신규 고객을 발굴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일의 우선순위를 다시 조정해 보세" "거절당하는게 두려우면 영업력이 늘 수 없네. 한달동안 20건 거절당하는 걸 목표로 하고 거기에서 배워보게" 등과 같은 피드백이 필요하다.

 

중역도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서로에게 피드백 하도록 해야
피드백 하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로 자리잡고, 피드백이 풍부한 문화가 정착되면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된다. 경쟁사가 베끼거나 따라할 수 없는,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오는 문화적 요소인 것이다. 최고 경영자들은 피드백이 풍부한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 심지어 최고 경영진에 속하는 중역들조차 자신의 업무에만 책임을 지고 전체의 성과에 무관심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다른 업무 부분에 대해 진지한 피드백을 해주기 어렵다. 그래서 CEO가 해야 하는 역할 중 하나가 중역들을 하나의 팀으로 구축해 서로에게 진솔한 조언을 해주도록 하는 일이다. 전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피드백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피드백 방법>
1) 단둘이 얘기하라
2) 타이밍 조절은 필수
3) 구체적으로 주문하라
4) 상대 입장 충분히 듣고
5) 길면 잔소리...짧게 하라
6) 실행 계획 세우면 격려를


조직에서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다음 요소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피드백의 환경을 잘 조성해야 한다. 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해 수치심을 주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일이다. 단둘이 얘기할 수 있는 조용한 물리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서적인 환경도 중요하다. 비난이 아닌 성장을 위한 피드백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하여 신뢰의 환경을 조성한다.
둘째, 타이밍이 이다. 대부분 피드백은 즉각적으로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상대방의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선 피드백 타이밍을 늦춰야 한다. 감정이 가라앉은 이후라야 이성적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다.
셋째, 피드백 주제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상대방의 인격 전체를 평가하거나 비판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자네는 너무 소심해서 탈이야!" 같이 인격을 싸잡아서 규정하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 "남들 앞에서 자기 생각을 더 분명하게 표현하는 게 필요하네"와 같이 구체적인 행동을 주제로 정하라.
넷째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하고 나서 피드백을 하는게 중요하다. 상대방의 상황과 사고방식, 관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에 필요한 피드백을 해야 한다.


다섯째, 짧게 하라. 아무리 좋은 피드백도 길면 효과가 떨어진다. 잔소리처럼 들리고 상사의 훈계가 되어 버린다.  

여섯째, 피드백 후에는 실행 계획을 세우게 하고 후속 미팅을 정해야 한다. 무엇을 실행할지 의논하고 일정이 표시된 실행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크고 추상적인 계획이 아닌 구체적이고 체크하기 쉽게 쪼개진 계획을 만든다. 실행 계획이 세워지면 격려해주고, 실행 여부를 점검할 다음 약속 날짜를 잡는다. 상사가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일은 직원에게도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 되기 때문에 훨씬 실행력이 높아진다.